한국과 중국 시전지 목판, 다색 목판화 100여점, 옛 편지봉투, 화보류 등 200여점 선보여

▲ 조선후기 시전지 문양.
▲ 중국 청나라말 시전지.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이런 노래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메일이나 카톡 대신 손 편지를 쓰고 싶게 만드는 계절이 다가왔다. 그냥 흰 편지지가 아니라 파스텔 톤의 고운색깔편지지나 사군자나 꽃무늬가 새겨진 품위있는 편지지라면 보내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가슴이 가을단풍 빛깔로 물들어 버릴지 모른다.

▲ 시전지 묶음 소.
편지 쓰고 싶게 만드는 계절, 가을을 맞아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한지에 아름다운 목판화가 새겨진 시전지, 옛 편지와 편지 봉투 등 다양한 시전지의 세계를 살필 수 있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강원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오는 11월 20일까지 원주 고판화박물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는 고판화박물관이 20여 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수집한 한국과 중국의 시전지 목판 70여장과 다색 목판화 100여점, 다양한 화보류 등 200여점이 선보인다.

▲ 죽책 시전지.
▲ 아미타불 시전지 문양.
시전지(詩箋紙)란 시를 쓰기 위하여 별도로 만든 무늬가 있는 종이를 말하며, 조선시대 선비들이 편지를 쓸 때 많이 사용했다. 시나 편지를 쓰기 위해 특별히 만든 무늬가 있는 예쁜 목판화가 주류를 이루고, 꽃 무늬가 많이 있기 때문에 ‘화전지’라고도 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조선중기 제작된 연꽃무늬가 새겨진 시전지 목판, 수선화가 새겨진 시전지 목판, 매화와 대나무가 새겨진 시전지 목판을 비롯해 한지에 아름다운 목판화가 새겨진 시전지, 옛 편지글이 적혀 있는 편지와 편지 봉투 등을 볼 수 있다. 

▲ 조선후기 수선화문 목판과 문양이 찍힌 시전지.
▲ 대원군에게 보낸 하정일의 편지.
시전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중국 명· 청 때 유행했던 그림책 <십죽재화보> <고씨화보> <당시화보> <개자원화보> <만소당죽장화전> 등도 함께 전시된다.

시전지에는 옛날부터 선비들의 절개와 지조를 상징한다는 의미에서 사군자 무늬가 많이 들어갔다. 연꽃 · 새 · 병에 담긴 꽃 등의 무늬도 넣었고, 길상이나 편지를 의미하는 문구를 함께 넣기도 했다.

특히 중국을 왕래하던 많은 선비들이 북경 ‘유리창’에서 다양한 다색 목판화시전지를 수입하였으며, 나중에는 화상들의 의해 수입되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선비들의 기호품이 됐다.

▲ 십죽재화보소.
문양이 아름답게 새겨진 시전지는 편지에 담긴 내용과 어우러져 편지 속에 담긴 마음을 한층 멋스럽고 품위 있게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으며, 현대에는 우리나라 문양을 비롯해 동아시아 문양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콘텐츠가 되고 있다.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한선학 관장은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펼치는 ‘선비의 예술- 시전지’특별전을 통해 우리 모두 선비가 되고 시인이 되어 곱게 새겨진 목판화 종이에 시 한편을 가까운 지인이나 연인에게 보내는 여유를 누렸으면 한다.”면서 전시기간동안 토, 일요일에는 직접 시전지 목판을 새겨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체험형 템플스테이도 함께 운영하니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033)761-7885

▲ 개자원산수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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