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택되었다. 여러 명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2위와 560여만 표의 큰 차이로 41.1%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아 중요한 시기를 이끌어갈 대한민국의 새 대통령이 된 것이다. 불자와 국민들이 보내는 축하의 마음을 함께 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번에는 특히 기대가 크다. 지난 5년 아니, 지난 겨울 우리는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대통령까지 물러나게 만든 최순실 게이트의 유례없는 국정농단 사태는 우리 국민들에게 충격과 절망을 주었다. 국민들의 열망이 모인 촛불집회로 국정농단의 주역들은 구속되었다.

탄핵 후 치러진 선거에서 당선돼 당선자 신분으로 정권인수위원회를 통해 인수하지 못하고 당선되자마자 임기를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는 그 어느 대통령보다 무거울 것이다.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비서진들과 함께 정부에 입성할 장관들이 대통령을 잘 보좌해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정부가 되도록개혁의 길을 가야한다.

새 대통령은 선거 기간동안 제시한 여러 분야의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서 실천하고 달성해야 한다. 우리 종단으로서는 전통문화의 보존 계승과 생태 공약을 중요시한다.
부디 좋은 정치, 외교, 국방, 교육, 생활, 문화를 구현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 생명을 무엇보다도 소중히 하는 에너지 전환 생태, 탈핵 대통령이 되기를 당부한다. 이와 함께, 지지하지 않은 보수 성향의 국민들도 잘 아우르고 의견을 경청하는 통합 • 소통의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

문화와 생태는 21세기, 특히 4차 산업혁명시기의 중요한 재료이다. 또, 그동안 압축성장시대의 필요악이라며 눈감아왔던 윤리와 보존, 전통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고 중요하다. 윤리와 보존, 전통의 필요성을 시선 밖으로 놓치면 그동안 보아왔듯이 엄청난 양의 경제 리스크와 생명, 생태 리스크를 통해 사회적 기회비용을 쓸 데 없이 낭비하는 원인이 된다.

가장 크게 믿고 의지할 곳은 국민밖에 없다는 사실도 기억하기 바란다. 그 엄청난 국정농단 사태와 그 발견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안보와 경제상황이 걱정하는 것보다 건실했다는 것은 특정분야의 힘이라기보다 국민들의 힘이라는 것을 깊이 새겨야 한다. 그러니 이제는 그야말로 잘하는 일, 잘 되는 일만 남아 있음을 믿고 따뜻한 마음으로 기운차게 이끌어 갔으면 한다.

부처님 가르침을 담은 경장 중 <디가니까야> 속 마하빠라닙빠나숫따(대반열반경)에 ‘일곱 가지 쇠퇴하지 않고 번영하는’ 가르침이 나온다. 의제(아젠다)는 모든 구성원들이 자주 모여 소통하고, 전통과 제도를 새로 만들기보다 잘 지키고, 어른들과 정신 지도자들을 잘 모시며, 윤리적으로 살라는 것이다. 세월이 많이 지나 다른 상황이라지만 국가 지도자가 지녀야 할 자세와 성공비결이 이 ‘7불쇠법(七不衰法)’에 다 들어있다.

복잡다단한 21세기, 신자유주의가 극성하고 북핵과 미중일의 압박이 거센 어려운 시기에, 안으로는 세칭 좌빨과 꼴통보수라는 홀대어로 치열하게 다투며 추운 겨울을 보낸 국민들을 따뜻하게 보듬었으면 한다. 화합과 소통의 국민적 여망을 받들어, 나라다운 나라가 건설되도록 통합의 리더십으로 이끌어주고, 국민에게 사랑 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축원한다.
‘처음 보고 듣는 참으로 좋은 정권’이라는 평가를 5년 뒤에 받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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