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추모합창제 2부 추모예술제로 ... 전통음악, 만해시 창작곡, 드로잉퍼포먼스 등 다채롭게 공연

▲ 제 4회 만해예술제에서 인사말을 하는 (재)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 스님은 만해스님 시 창작곡을 CD로 만들어 보급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셔요 당신은 오실 때가 되었어요 어서 오셔요.”
만해 한용운의 시 ‘오셔요’가 전통 판소리 랩으로 울려 퍼질 때 희망이 솟아올랐는가, 관객들은 어깨 추임새로 만해를 맞을 준비에 들뜬 듯했다.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법진스님)은 설립 조사의 한 분인 만해 한용운 스님의 입적 73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는 제 4회 만해예술제를 6월 10일 국립극장 KB청소년 하늘극장에서 봉행했다. 국가보훈처가 후원한 이번 만해예술제의 주제는  ‘희망의 날들, 만해를 생각한다’로,  제 1부 추모합창제, 제 2부 추모예술제 순으로 진행됐다.

▲ 천안 쌍용선원 바라밀합창단.
이날 만해예술제는 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을 비롯한 재단 임원진, 장로원장 혜광스님과 각 분원장 및 신도들이 참석, 600석 규모의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치러졌다. 매년 참석하는 만해스님의 딸 한영숙 여사도 무대 중앙 정면 앞 객석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예술제를 지켜봤다.

이사장 법진스님은 “노래와 연주가 어우러지는 오늘의 만해예술제는 만해 스님의 정신과 넋이 한마당의 예술로 승화되어 우리들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리라고 기대한다”면서 “만해 스님이 후세에 남기신 크나큰 족적이 오늘 공연의 합창과 연주를 통해 사부대중의 가슴 속에 깊은 감동과 여운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 아산 보문사 영산합창단.
만해예술제 제 1부는 5개 분원 합창단과 선학원 어린이집 연합합창단이 마련한 추모합창제, 제2부는 권송희의 판소리랩, 김반장과 윈디시티의 협연, 앙상블 시나위의 전통음악 등이 공연되는 가운데 전방위예술가 이익태 씨의 드로잉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제1부 첫 무대는 천안 쌍용선원 바라밀합창단이 올라왔다. 바라밀합창단은 ‘너와 나’, ‘산사의 저녁’을 불렀다. 이어 청주 풍주선원 아사마합창단이 ‘차를 마시네’와 ‘일천강에 비치는 달’로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세 번째로 무대에 오른 제천 강천사 문수합창단은 ‘당신의 미소’, ‘향연’으로 합창단의 실력을 뽐냈다. 삼천포 관음사 관음합창단이 뒤를 이어 ‘임의 말씀’과 ‘오호라 꽃잎이여’를 열창했다. 아산 보문사 영산합창단은 지난해에 불렀던 송운 스님 작사의 ‘만해선사 님이시여’를 다시 선곡했고 다른 선곡으로 ‘님을 따라 날고 싶어라’를 합창했다.

▲ 선학원 어린이집 연합합창단의 신나는 율동.
마지막 무대는 선학원 어린이집 연합합창단이 수놓았다. 종로어린이집 · 볏고을어린이집 · 반포어린이집 3개 어린이집 연합합창단은 ‘참 좋은 말’과 신나는 곡의 대중가요 ‘페스티벌’을 율동을 곁들여 깜찍하게 불러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제2부는 총감독 김시율, 연출 장병욱의 진행으로 문을 열었다. 특히 만해스님의 시에 곡을 붙인 창작곡이 각 순서마다 발표돼 마치 창작곡 경연대회를 방불케 했다.

▲ 앙상블 시나위의 아쟁 시현식과 바이올린 허희정의 연주.
판소리 보컬리스트 권송희는 대금 신명욱의 연주 속에 ‘프롤로그&영결’을, ‘인당수’와 ‘뱃노래’를 판소리 랩(Lab)으로 열창했다. 또 창작곡 만해 스님의 시 ‘오셔요’를 마지막으로 랩 판소리로 들려주자 관객들의 호응이 매우 컸다.

이어 무대를 장악한 김반장과 윈디시티는 ‘여는 굿’에 이어 만해 스님의 시 ‘정천한해’, ‘후회’를 연달아 열창했다. 김반장은 공연 날자가 다가오는데도 악성이 떠오르지 않아 곡 창작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조카가 사다준 ‘뻥튀기’ 과자를 먹는 순간 악성이 떠올라 곡을 완성했다고 한다. 김반장이 드럼보컬, 강택현이 퍼커션, 베이스 김재호, 키보드 허아민, 기타 박상권의 협주 속에 한국이 토박이문화와 리듬을 떠올리게 하는 소울음악이 하늘극장 실내에 울러 퍼졌다.

▲ 드로잉 퍼포먼스를 펼치는 이익태 전방위 예술가.
마지막으로 무대를 달군 앙상블 시나위 역시 만해 스님의 시 창작곡 ‘찬송’으로 관객에게 인사했다. 앙상블시나위는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세계무대에 나아가는 창작음악그룹이다. 아쟁 시현식, 가야금· 소리 정송희, 피아노·앙금 김양화, 타악 민영치, 바이올린 허희정으로 구성된 연주자들은 기량이 탁월한 것으로 정평 났다. 시나위를 기본으로 하는 우리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진화하고 있는 전통음악’을 보여준다. 앙상블시나위는 이날 마지막으로 ‘달빛유희’, ‘시간의 경계’, ‘부용산’을 공연했다.

이들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이익태 전방위 예술가가 드로잉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익태 씨는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나리오 작가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퍼포먼스로 공연하는 등 다수의 전방위 예술을 펼친 바 있는 이 씨는 이날도 드로잉 퍼포먼스로 만해의 삶을 표현해 이목을 끌었다.

▲ 무대의 피날레를 장식한 랩소디 장면.
마지막으로 예술제 출연진 전원이 한 무대에 올라 랩소디를 펼쳤다. 랩소디란 짜여진 협연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곡을 만들고 노래하는 공연형태다. 즉흥적인 공연이었지만 하모니와 열정이 절정의 음악을 만들었고 관객들은 감동했다. 박수와 환호가 공연장을 달구었지만 내년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고해야 했다.

한편 입적 73주기 기념 만해스님 추모다례재는 6월 29일 오후 4시 서울 부암동 AW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엄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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