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의 현실은 매우 급박하고,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당선인의 의지와 종도들의 단결심만 있다면 순리적으로 잘 풀릴 것”

8월 2일 춘천 베어스호텔 2층 소양홀에서 열린 ‘한국불교태고종 종단 발전과 종도 화합을 위한 연찬회’에는 총무원 간부스님들뿐 아니라 전국에서 각 교구종무원과 본산급 사찰의 소임자, 각 기관장과 단체장 및 임원진 등 150여 지도자들이 모여 종단의 밝은 미래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연찬회에서의 스님들의 인사말과 내빈의 축사를 차례대로 정리 요약해 소개한다.

   
▲ 총무원장 도산스님.
 ■ 총무원장 도산스님 : 지난 7월 당선인스님이 요청하기를, 종단의 밝은 미래를 위해 앙금을 다 털어버리기 위한 연찬회를 열었으면 한다 라는 의견을 주셔서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우리 앞에는 종단부채 청산, 종도화합과 종론통일 등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총무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종단 개혁을 염원하는 종도들의 여망에 따라 쇄신과 결사의 노력을 쉬지 않았다. 종단의 어떠한 일도 전국교구종무원장스님들과 기관장 등 여러 간부스님들의 협조와 노력 없이는 가능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종단을 함께 이끌어가는 바로 이 자리에 계시는 스님들이야말로 종단 개혁과 혁신의 동력이며 밑받침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당면한 현안이 편백운스님을 중심으로 원만하게 해결돼 종단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여기 계신 스님들이 원력과 뜻을 모아 달라. 저 또한 새 총무원장스님이 추진하는 종단 쇄신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뒤에서 힘을 보태겠다.

▲ 제 26대 총무원장 당선인 편백운 스님.
■ 총무원장 당선인 편백운스님
: 저는 총무원장 선거운동 할 때 선거운동원을 두지 않았다. 왜 안 두었나? 선거 끝난 후 ‘빚’을 안 갚고자 해서이다. 그래서 자유롭게 훌륭한 분들을 집행부 소임자로 모실 수 있게 됐다. 강원교구종무원장을 오래 했기에 한국불교 장자종단의 총무원장이 되기 위해서는 전국에 계신 유능한 종도들을 선발해서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로 하여금 종무를 보게 해야 종단이 발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총무원장이라는 것은 일 잘하는 원장을 뽑는 것이 아니라 일을 잘 시킬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 총무원장이라고 생각한다. 한조각의 구름이 이 대지와 바다를 덮을 수 있는 것처럼 이 편백운은 자신 있게 하겠다. 무엇보다도 종단의 위상을 바로 세우도록 하겠다.
1700년 불교역사 속에 전통과 정통을 지켜온 종단인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자괴감이 든다고들 했는데 이제는 모두들 자신감을 가지셨으면 한다. 태고종은 여러분 모두가 주인이고, 여러분 모두는 당당하게 지역에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부처님’이다.
총무원과 종회는 수레의 양 바퀴이다. 이 자리에 많은 종회의원스님들이 오셨는데 의원여러분들께서 적극적으로 이 편백운을 지원해 주시고, 이러한 일이 곧 종도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고 태고종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저는 이 한 몸 다 바쳐 최선을 다하겠다.

▲ 인천 용궁사 부주지 능해스님.
■ 능해스님 : 염천의 뜨거운 더위속에서 선거운동을 했었는데 뜨거운 성원을 받아 편백운스님이 당선됐다. 저도 열심히 뛰었는데 3표 차로 떨어지니 아깝기도 하다. 태고종은 한국불교의 으뜸가는 종단이면서도 종도들의 각기 다른 견해로 인해 많은 갈등과 분열을 겪었다. 다행히 이제는 거의 상처가 아물어가는 것 같다. 총무원장 선거를 치르면서 종도들의 뜨거운 열정을 확인했다. 종도들이 하나로 뭉쳐서 가야 한다는 것을 다른 후보자나 당선인께서도 다 확인을 했을 것이고, 종도들도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빈말이 아니라 편백운 당선인께서 앞으로 4년간, 묵은 현안과 숙원들을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종도들이 힘과 열정을 모아주시기 바란다. 소승도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

▲ 최문순 강원도지사.
■ 최문순 강원도지사 : 오늘 춘천에서 태고종의 대덕스님들을 이렇게 많이 한 자리에 모시게 된 것은 처음으로 강원도의 기쁨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사실 강원도 인구가 전국 인구의 3%여서 전국 단위의 기관장을 선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그런데 편백운 스님은 워낙 신망이 높고 활동력이 좋으셔서 전국 단위의 총무원장, 즉 태고종의 ‘대통령’을 맡게되신 것 같다. 능해스님이 3표 차이로 지셨다고 하는데 낙선하신 분이 함께 자리해주신 것을 보고 우리 정치인들이 큰 반성을 했다. 저도 평생 선거를 치르며 살고 있는데 이렇게 한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치인들에게는 전혀 없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불교성지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는 힘이 미약하지만 불교에 관한한 성지라고 자부할 수 있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된 5대 적멸보궁 중 강원도에 4곳이 있고 명산대찰도 많다. 큰스님들이 많이 배출되고 현재 태고종 조계종 천태종 총무원장스님들이 모두 강원도 출신이다. 강원도가 불교 발전에 노력하고 성지로서 부처님을 잘 모셔왔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부
▲ 최동용 춘천시장.
처님의 원력으로 치르고자 해서 강원도를 전부 부처님의 등(燈)으로 장엄하고자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도록 태고종단에서 적극적으로 관심과 성원 있으시기를 바란다.

 

■ 최동용 춘천시장 : 편백운스님은 석왕사 주지를 비롯해 종단의 여러 직분을 수행하시면서 불교계와 태고종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 편백운스님의 당선을 계기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생히 접하고 불자 여러분의 친목과 단결은 물론 태고종에 큰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

 

▲ 김진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강원 춘천시).
■ 김진태 국회의원 : 강원도는 전국 인구의 3%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을 뒤집어 얘기하면 전국적인 선거에서 승리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하는 반증이다. 그러나 강원도는 3대 종단의 총무원장을 드디어 배출했다. 춘천과 연고를 가진 분들이 총무원장이 되셨다. 저는 어디 가서도 자랑스럽게 편백운스님을 가장 존경하고 좋아한다고 얘기한다.
태고종단이 앞으로 해야할 일들이 많다고 들었다. 새로 되신 편백운스님 특유의 추진력과 친화력이면 충분히 처리해 나가실 것이라 생각하고 종단스님들께서 적극적으로 도우셔서 많은 일이 성취되길 부탁드린다. 저도 법률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면 발 벗고 나서겠다.

▲ 중앙종회의장 설운스님.

 

■ 중앙종회의장 설운스님 : 불교는 기반이 자비정신이다. 자비정신이 앞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라는 말이 있는데 마음이 하나가 되고 정신이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누적돼온 종단의 모든 아픔을 치유하고 앞으로 새 총무원장을 중심으로 계속 발전해서 태고종이 한국불교를 대표할 수 있는 종단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 종단이 그야말로 새롭게 거듭나는 종단이 되기를 발원한다.

 

▲ 호법원장 지현스님.
■ 호법원장 지현스님 : 화합은 승가공동체의 표상임에도 우리 종단은 내홍으로 잠시 생각을 달리 하고 돌아누운 많은 종도가 있다. 이제 서로 손을 내밀어 잡고 함께 가야 한다. 내가 먼저 화합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자성과 쇄신으로 이제는 둘이 아닌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것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호법원도 화합의 한 축으로 징계 대상자 중 진정한 자기반성과 참회, 화합의 의지가 있다면 종법이 허락하는 내에서 화합의 결실이 맺어지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종단의 현실은 매우 급박하고,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당선인의 의지와 종도들의 굳은 단결심만 있다면 순리적으로 잘 풀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전국종무원장협의회 회장 도광스님 : 원효성사께서 <발심수행장>에서 말씀하길 ‘부제불제불(夫諸佛諸佛)이 장엄적멸궁(莊嚴寂滅宮)은 어다겁해(於多劫海)에 사욕고행(捨欲苦行)이요, 중생중생(衆生衆生)

▲ 전국종무원장협의회 회장 도광스님(전북교구종무원장).
이 윤회화택문(輪廻火宅門)은 어무량세(於無量世)에 탐욕불사(貪慾不捨)’ 라고 했다. “모든 부처님이 적멸궁을 장엄하는 것은 욕심을 버리고 고행을 택한 탓이고, 중생들이 윤회하고 불구덩이속에 사는 것은 모두 다 욕심 때문이다.”라는 뜻이다. 참 좋은 말이다. 저는 이 구절을 이렇게 해석한다. ‘주관적으로 살면 화택(火宅)에 살 수밖에 없고 객관적으로 살면 적멸궁(寂滅宮)에 사는 것이다’라고.
도산스님께서 총무원장에 취임한지 불과 6개월 만에 호법원장 선출 문제로 종단 분규가 시작됐다. 끝없는 소송, 끝없는 반목, 끝없는 쟁투가 이어졌는데 원인은 각각의 주관적인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한다. 최소한 종법에 의지하고, 그것도 부족하면 사회법에 판단을 구해 한번 끝나면 끝나야 하는 것인데 끝없이 되풀이해 여기까지 끌어왔다. 최소한 객관적인 생각으로, 법의 판단이 한번 있었으면, 종법에 그렇게 돼 있으면 그대로 가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분쟁이 지금까지 이르렀는데 도산 원장스님의 임기가 만료되고 백운스님이 새로운 집행부의 수장으로 선출됐다. 따라서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서 생각해야 할 것은, 즉 실천에 옮겨야 하는 것은, 여러 생각 말고 절대적으로 법에 따르자, 어떤일이 있다 하더라도 종법의 테두리안에서 결정하자, 더 이상 사회의 지탄받는 종단이 되지 말고 사회에 호소하지 말자 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어떠한 어려운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종단의 사찰이 3300여개이고 종도가 7000여명이니 안에서 다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이제 과거의 질곡, 과거의 시비 논쟁에서 벗어나자. 무슨 일이 생기면 절집의 법으로 해결하자. 앞으로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무리 원장스님이 좋은 정책과 원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종도들이 따르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총무원장스님에게 너무 짐을 지우지 말고, 또 총무원장 스님은 절대 주관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어떤 일이 있다 하더라도 종법의 테두리 안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최대한의 능력을 쏟아 부어서 모든 것을 해결해 나가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정리 • 사진=이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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